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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 부부여행 코스 (추억, 휴식, 감성)

by 블루스펀지 2025. 12. 30.

 

4050 부부여행 코스 (추억, 휴식, 감성)

나는 이제 50대 후반이고 아내는 40대 후반이다. 결혼한 지 23년째다. 애들 키우고 돈 벌고 하느라 정신없이 살았다. 그러다 작년에 큰애가 대학 가고 나니까 좀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아내랑 둘이서만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다. 신혼여행 이후로 처음이었다. 처음에는 어색했다. 둘이서만 뭐 하고 놀지? 근데 몇 번 다니다 보니까 정말 좋았다. 우리 부부만의 시간이 이렇게 소중한 줄 몰랐다. 올해 다녀온 여행지들을 정리해본다.

추억: 함께한 시간을 되돌아보는 여행지

결혼 20년 넘으니까 옛날 생각이 많이 난다. 연애할 때 어땠는지, 처음 만났을 때 어땠는지. 그래서 옛날 갔던 곳을 다시 가봤다.

경주(Gyeongju)는 우리가 연애할 때 처음 여행 간 곳이다. 그때는 대학생이었다. 돈도 없어서 여관에 묵고 자전거 빌려서 돌아다녔다. 25년 만에 다시 갔다. 불국사(Bulguksa Temple)가 그대로 있었다. 첨성대(Cheomseongdae)도. 대릉원(Daereungwon)에서 산책했다. 손잡고 걸으면서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때는 우리가 이렇게 나이 들 줄 몰랐지. 그때는 참 젊었네. 그런 이야기들. 아내가 그러더라. 그때보다 지금이 더 좋다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춘천(Chuncheon)도 갔다. 남이섬(Nami Island)은 우리 세대한테는 추억의 장소다. 90년대에 여기 엄청 유명했다. 지금은 외국인 관광객이 더 많더라. 근데 여전히 예뻤다. 춘천역 앞 닭갈비 거리도 갔다. 예전에는 2인분에 1만 원이었는데 지금은 3만 원이 넘더라. 그래도 맛은 여전했다. 소양강 스카이워크(Soyanggang Skywalk)는 새로 생긴 거였다. 투명 바닥에 서니까 무서우면서도 재밌었다.

부산(Busan) 해운대(Haeundae)도 추억이 많은 곳이다. 신혼여행 갔던 곳이니까. 23년 전에는 호텔도 싸고 사람도 적었는데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그래도 바다는 그대로더라. 바다 보면서 회 먹었다. 아내가 그러더라. 우리 진짜 오래 함께했네. 맞다. 23년이나.

휴식: 여유와 편안함을 누릴 수 있는 힐링 코스

우리 나이 되니까 빡빡한 일정은 힘들다. 하루에 많이 돌아다니면 다음 날 못 일어난다. 그래서 요즘은 한곳에 오래 머무는 여행을 한다.

강원도 양양(Yangyang)에 3박 4일 갔다. 바닷가 펜션에 묵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산책하고 카페에서 커피 마시고 낮에는 낮잠 자고 저녁에는 해변 걸고. 그게 전부였다. 근데 그게 좋았다. 아무것도 안 해도 괜찮았다. 일출도 봤다. 새벽 5시에 일어나는 게 힘들긴 했는데 일출 보니까 감동이었다. 아내 손 잡고 해 뜨는 거 봤다. 낭만적이었다. 요가 프로그램도 있던데 우리는 안 했다. 그냥 쉬었다.

전북 무주(Muju)도 좋았다. 덕유산(Deogyusan) 리조트에 묵었다. 산 공기가 정말 좋더라. 무주구천동(Muju Gucheondong) 계곡도 갔다. 물소리 들으면서 걷는데 머리가 맑아졌다. 온천도 했다. 온천하고 나니까 몸이 개운했다. 아내가 피부가 좋아졌다고 좋아하더라.

충남 태안(Taean)의 꽃지 해변도 다녀왔다. 사람이 많지 않아서 조용했다. 천리포수목원(Cheollipo Arboretum)도 갔다. 여기는 정말 예뻤다. 나무도 많고 꽃도 많고. 아내가 사진을 엄청 찍었다. 둘이서 걷기 정말 좋았다. 이런 곳에서 늙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성: 낭만과 정서적 공감을 자극하는 장소

요즘 아내랑 감성 여행을 많이 다닌다. 예쁜 곳 가서 사진 찍고 카페에서 이야기하고. 젊을 때는 이런 거 안 했는데 나이 먹으니까 이런 게 좋아진다.

남해(Namhae) 독일마을(German Village)은 정말 예뻤다. 이국적이고 아기자기했다. 아내가 여기서 사진을 100장은 찍은 것 같다. 해 질 때 언덕 위에 갔다. 바다가 주황빛으로 물들었다. 아내 손 잡고 그냥 말없이 있었다. 말 안 해도 통하는 게 있다. 23년을 같이 살았으니까.

강릉(Gangneung) 경포호수(Gyeongpo Lake) 주변도 좋았다. 카페가 진짜 많다. 감성 카페들. 우리는 호수 보이는 카페에 갔다. 커피 마시면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앞으로 어떻게 살지, 애들 다 크면 뭐 하고 살지. 진지한 이야기도 하고 웃긴 이야기도 하고. 이런 시간이 참 좋다. 전시관도 갔다. 나는 미술을 잘 모르지만 아내가 설명해주니까 재밌었다.

담양(Damyang) 메타세쿼이아길(Metasequoia Road)은 정말 유명하더라. 사진으로만 보다가 실제로 가봤다. 진짜 예뻤다. 길 양쪽으로 나무가 쭉 늘어서 있는데 터널 같았다. 둘이서 손잡고 천천히 걸었다. 죽녹원(Juknokwon Bamboo Garden)도 갔다. 대나무 숲이 시원했다. 대나무 향기가 좋았다. 말없이 걸어도 편한 게 부부구나 싶었다.

마무리하며

결혼 20년 넘으니까 부부 여행이 참 좋다. 젊을 때는 애들 때문에 못 다녔는데 이제는 둘이서만 다닐 수 있다. 추억 있는 곳도 가고 쉬면서 힐링도 하고 예쁜 곳에서 감성도 충전하고. 여행 다니면서 아내랑 더 가까워진 것 같다. 평소에는 바빠서 대화를 잘 안 하는데 여행 가면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게 된다. 앞으로도 틈틈이 여행 다닐 생각이다. 우리 둘만의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이제 알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