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올해 60세다. 50대를 돌아보면 참 많이 변했다. 50대 초반만 해도 운동 같은 건 생각도 안 했다. 매년 신년계획을 세웠다. 운동하기, 금연하기, 다이어트. 근데 다 작심삼일이었다. 한 달도 못 갔다. 40년 가까이 회사 생활하면서 몸은 엉망이 됐다. 혈압은 높고 콜레스테롤은 올라가고 무릎은 아프고. 50대 중반쯤 되니까 위기감이 왔다. 이대로 가면 안 되겠다 싶었다.
그때 건강여행이라는 걸 알게 됐다. 운동이라고 하면 부담되는데 여행이라고 하니까 재밌을 것 같았다. 55세부터 시작했다. 5년 동안 꾸준히 했다. 정말 좋았다. 건강도 좋아지고 삶의 질도 높아졌다. 지금 돌아보니 50대 후반이 인생에서 가장 건강했던 것 같다. 어떻게 했는지 정리해본다. 50대 초중반이신 분들한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걷기 여행의 매력과 건강 효과
나는 평생 운동을 안 했다. 헬스장은 한 번도 안 가봤다. 수영은 물이 무서워서 못 한다. 50대 중반에 의사 선생님이 그러시더라. 이제는 운동을 해야 한다고. 안 하면 큰일 난다고. 걷기가 제일 좋다고 하셨다. 무릎에 무리도 안 가고 심장에도 좋고. 하루 30분만 걸어도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고.
처음에는 집 근처 공원만 걸었다. 55세 초반이었다. 아침마다 30분씩 걸었다. 한 달은 했다. 근데 금방 지루해졌다. 똑같은 길만 걷는 게 재미가 없었다. 2개월째 되니까 안 가게 되더라. 또 실패하는구나 싶었다. 그때 친구가 제주도 올레길 이야기를 했다. 걸으면서 여행도 한다고. 이거다 싶었다.
55세 여름에 제주도를 갔다. 올레길 7코스를 걸었다. 아내랑 둘이서. 바다 옆으로 걷는 길이었다. 2시간 반 정도 걸렸다. 처음에는 좀 힘들었다. 땀도 많이 났다. 근데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바다 보고 사진 찍고 쉬기도 하고. 운동한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그냥 여행하는 기분이었다. 걷기가 이렇게 재밌을 줄 몰랐다.
그 뒤로 여행 삼아 걷기를 계속했다. 56세에는 지리산 둘레길을 갔다. 3코스를 걸었다. 숲속 길이었다. 평평해서 무릎에 무리가 안 갔다. 공기가 정말 좋았다. 새소리 들으면서 걸으니까 스트레스가 확 풀렸다. 서울 한양도성길도 걸어봤다. 서울 한가운데인데 조용하고 역사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57세에는 강화 나들길을 갔다. 바다도 보고 논밭도 보고. 시골 풍경이 참 좋더라.
5년 동안 꾸준히 걷다 보니까 체력이 확실히 좋아졌다. 55세 초반에는 계단 오르면 숨이 찼다. 2층만 올라가도 헉헉댔다. 근데 57세쯤 되니까 괜찮아졌다. 3층 4층도 문제없었다. 혈압도 많이 내려갔다. 55세 초반에 150이 넘었는데 58세에는 135까지 떨어졌다. 의사 선생님이 정말 잘하고 있다고 칭찬하셨다. 약도 줄일 수 있다고. 걷기 여행을 시작한 게 정말 잘한 일이었다.
자연 치유형 여행의 부상
50대 후반에 산림욕이라는 걸 알게 됐다. 숲속에서 공기 마시는 거다. TV에서 봤다. 처음에는 뭐가 그렇게 대단한가 싶었다. 그냥 산 아닌가. 근데 친구가 다녀왔다고 좋다고 하더라. 그래서 57세에 가봤다. 강원도 인제 국립산림치유원.
1박 2일 프로그램이었다. 숲 해설사가 같이 걸으면서 설명해줬다. 천천히 걸으면서 나무 향기를 맡는 거였다. 피톤치드라고 하더라. 나무에서 나오는 성분이라고. 이게 스트레스를 줄이고 면역력을 높여준다고.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다. 그냥 숲이네 했다. 근데 한두 시간 있으니까 확실히 달랐다. 마음이 편해졌다.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회사 생활 40년 하면서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았다. 은퇴하고 나서도 한동안 불안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뭔가 해야 할 것 같고. 근데 숲속에 있으니까 그런 생각이 안 들더라. 그냥 평화로웠다. 집에 돌아와서도 일주일 정도 기분이 좋았다. 잠도 잘 왔다. 신기했다. 그 뒤로 일 년에 두세 번은 꼭 산림욕을 간다.
온천도 50대 후반에 자주 갔다. 56세쯤부터 시작했다. 덕산온천이 처음이었다. 의료온천이라고 건강에 좋다고 해서 갔다. 온천물이 따뜻해서 근육이 풀렸다. 관절도 좀 나아진 것 같았다. 무릎이 안 좋은데 온천하고 나면 통증이 줄었다. 58세에는 울진 백암온천을 갔다. 피부에 좋다고 했는데 확실히 온천하고 나면 피부가 촉촉해지는 것 같았다.
59세에 드디어 일본 벳푸 온천을 갔다. 몇 년 전부터 가고 싶었는데 작년에야 갔다. 정말 좋았다. 온천 종류가 정말 많았다. 하루에 서너 군데 다녔다. 지옥온천이라는 것도 봤다. 김 모락모락 나오는 거. 신기했다. 일본은 온천 문화가 정말 발달했더라. 또 가고 싶다.
50대에게 맞는 실천 가능한 건강여행 계획 세우기
50대 경험을 돌아보면 제일 중요한 게 계획이다. 너무 거창하게 세우면 안 된다. 나도 처음에 그랬다. 55세 초반에 한 달에 한 번 등산하기로 했다. 근데 첫 달에 한 번 가고 끝이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안 갔다. 실패했다. 그래서 배웠다. 작게 시작해야 한다고.
55세 중반에 다시 시작했다. 주말에 한 번씩 가까운 곳 걷기. 이 정도면 할 수 있다. 처음 3개월은 집 근처 공원만 갔다. 1시간 정도 걸었다. 익숙해지니까 조금 멀리 갔다. 남한산성이나 북한산 둘레길. 한 달에 한 번은 이렇게 좀 멀리 가고 주말에는 가까운 곳 가고. 이렇게 하니까 5년을 꾸준히 할 수 있었다.
건강 상태를 꼭 고려해야 한다. 나는 56세부터 무릎이 안 좋아졌다. 연골이 닳았다고 했다. 그래서 평평한 길만 골랐다. 오르막 많은 곳은 피했다. 57세에 친구가 북한산 정상 가자고 했다. 근데 안 갔다. 무리하면 무릎이 더 나빠진다. 자기 몸에 맞게 해야 한다. 친구는 건강해서 산 잘 타는데 나는 아니니까. 비교하지 말고 내 속도로 가는 게 중요하다.
일정 짤 때 휴식 시간을 꼭 넣어야 한다. 50대 후반이 되니까 체력이 예전 같지 않다. 2시간 걸으면 쉬어야 한다. 중간에 카페 가서 커피 마시고 쉬고. 무리하지 않는다. 음식도 신경 써야 한다. 여행 가서도 건강한 음식 먹으려고 노력했다. 과식하지 않고 소화 잘 되는 거 먹고. 잠도 충분히 자야 한다. 59세쯤 되니까 잠이 정말 중요하더라. 잘 자야 다음 날 여행할 수 있다.
혼자보다는 같이 가는 게 좋다. 나는 주로 아내랑 다녔다. 둘이서 걷고 이야기하고. 50대 후반 5년이 결혼 생활 중 제일 좋았다. 친구들이랑 가기도 했다. 같이 가면 동기부여가 된다. 혼자면 귀찮아서 안 갈 수도 있는데 약속하면 안 갈 수가 없다. 사회 활동도 되고 좋다.
마무리하며
50대 후반 5년이 정말 소중했다. 55세에 건강여행을 시작한 게 인생 최고의 결정이었다. 꾸준히 실천했다. 걷기 여행, 산림욕, 온천. 5년 동안 정말 많이 다녔다. 건강도 좋아지고 체력도 좋아지고 스트레스도 줄었다. 55세 초반보다 59세가 훨씬 건강했다. 보통은 나이 들수록 안 좋아지는데 나는 반대였다. 건강여행 덕분이다.
이제 60세가 됐다. 앞으로도 계속할 생각이다. 60대에도 건강하게 살고 싶다. 70대까지 걸을 수 있으면 좋겠다. 50대 분들한테 말하고 싶다. 지금 시작하라고. 빠를수록 좋다. 나는 55세에 시작했는데 50세에 시작했으면 더 좋았을 거다. 운동이라고 하면 부담되지만 여행이라고 생각하면 재밌다. 건강여행은 즐기면서 건강도 챙기는 거다. 일석이조다. 정말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