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 다녀온 지 한 달쯤 됐는데, 아직도 그때 먹었던 음식들이 생각나요. 사실 도쿄 가기 전에는 '그냥 맛있는 거 먹으면 되지' 정도로 생각했는데, 막상 가보니 제대로 알고 가는 게 정말 중요하더라고요. 특히 라멘, 오마카세, 디저트는 도쿄 여행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에요. 그래서 제가 경험한 것들을 바탕으로 실제로 도움될 만한 정보들을 정리해봤습니다.
라멘은 생각보다 깊은 세계
도쿄 라멘은 정말 한 그릇 한 그릇이 다 다릅니다. 돈코츠는 진하고 묵직한 맛이고, 쇼유는 깔끔하면서도 깊은 감칠맛이 일품이에요. 처음에는 '라멘이 다 거기서 거기 아니야?'라고 생각했는데, 먹어보니 면의 굵기부터 육수 농도, 토핑 구성까지 정말 천차만별이더라고요.
저는 신주쿠에서 세 군데 라멘집을 돌았는데, 같은 지역에 있으니까 동선도 효율적이고 스타일별로 비교하기도 좋았어요. 신주쿠는 돈코츠, 지가에, 교카이 등 다양한 스타일의 라멘집이 모여 있어서 라멘 투어하기에 정말 좋은 곳이에요.
미슐랭 나온 라멘집은 오픈 30분에서 1시간 전부터 줄 서야 여유롭게 들어갈 수 있어요. 저는 처음에 이걸 몰라서 오픈 시간에 맞춰 갔다가 이미 20명 넘게 줄 서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거든요. 그리고 대부분 식권 자판기로 주문하는데, 처음 보면 좀 당황스러울 수 있어요. 하지만 대부분 사진이 있어서 메뉴 고르는 건 어렵지 않아요.
여기서 팁 하나 드리자면, 기본 메뉴보다 '특제'를 선택하면 토핑이 훨씬 푸짐하게 나와요. 차슈 한두 장 차이가 아니라 계란, 파, 죽순까지 확 달라지거든요. 가격 차이는 보통 200~300엔 정도인데, 그 정도면 충분히 값어치 합니다.
요즘은 트러플 오일이나 프렌치 방식을 접목한 뉴웨이브 라멘도 인기더라고요. 전통 라멘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인데, 감칠맛이 정말 독특해요. 일본 전통 라멘만 먹어봤다면 한 번쯤 시도해볼 만합니다.
오마카세, 예약이 반이다
도쿄 오마카세는 정말 세계 최고 수준이에요. 다만 제대로 된 경험을 하려면 예약 전쟁에서 이겨야 하는데,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아요. 인기 있는 곳은 1~2개월 전에 예약해야 하고, 어떤 곳은 3개월 전부터 오픈런 하듯 예약한다고 하더라고요.
요즘은 온라인 플랫폼으로도 예약할 수 있어서 전보다는 나아졌어요. 외국인 관광객도 접근하기 쉬워졌죠. 하지만 여전히 인기 맛집은 예약이 하늘의 별 따기예요.
가격은 런치가 8천에서 1만 엔, 디너는 1만 8천에서 4만 엔 정도인데요. 처음 가시는 분들은 런치 오마카세를 추천드려요. 품질은 거의 비슷한데 가격 부담이 훨씬 적거든요. 저도 처음엔 디너로 가려다가 가격 보고 놀라서 런치로 바꿨는데, 전혀 후회 없었어요.
오마카세에서 제일 중요한 건 카운터 자리예요. 셰프의 손놀림을 바로 앞에서 보면서 먹으면 완전히 다른 경험이 돼요. 쥐어주는 타이밍, 샤리 온도 조절, 와사비 양까지 모든 게 계산되어 있다는 걸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거든요.
코스는 보통 사시미로 시작해서 니기리, 롤, 계란요리, 디저트 순으로 나오는데, 셰프가 주는 순서대로 먹는 게 예의예요. 중간에 먹고 싶은 걸 건너뛰거나 순서를 바꾸면 안 돼요. 각 음식마다 최적의 타이밍이 있거든요.
사케 페어링을 추가하면 음식의 풍미가 몇 배는 더 살아나요. 도쿄에서는 준마이 계열 사케가 스시랑 특히 잘 어울려요. 저도 처음엔 사케를 잘 몰랐는데, 셰프나 직원이 추천해주는 걸 따라가니까 정말 좋더라고요.
사진은 대부분 괜찮은데 플래시는 절대 금지예요. 그리고 셰프 작업을 방해하지 않게 조용히 찍어야 해요. 저는 가능하면 먹기 직전에 빠르게 한 장씩만 찍었는데, 그게 제일 예의 바른 방법인 것 같습니다.
디저트는 그냥 지나칠 수 없어요
도쿄 디저트는 시즌마다 새로운 메뉴가 나오고, 디자인도 정말 예쁩니다. 오모테산도, 긴자 쪽이 유명한 디저트 가게들이 많아서 한 지역에서 디저트 투어 하기 딱 좋아요. 저는 하루를 통째로 디저트 투어에 할애했는데, 전혀 아깝지 않았어요.
요즘 트렌드는 '귀엽고, 심플하고, 고급스러운' 이 세 가지예요. 캐릭터 모양 케이크는 사진 찍기 좋고, 미니멀 디저트는 재료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요. 특히 일본식 푸딩이랑 말차 가토 쇼콜라, 바스크 치즈케이크는 정말 실패가 없어요. 어디를 가도 일정 수준 이상은 보장돼요.
도쿄 카페들은 메뉴도 중요하지만 공간 자체가 예술이에요. 화이트 톤 미니멀 카페, 따뜻한 느낌의 목재 인테리어 카페 등 각자 개성이 뚜렷해서 카페 방문 자체가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돼요. 인스타그램에서 봤던 그 감성적인 사진들이 다 여기서 나오는 거더라고요.
인기 있는 곳은 웨이팅이 기본이에요. 디지털 번호표 받는 시스템도 많고, 하루 100개 한정으로 일찍 품절되는 곳도 있으니까 아침 일찍 가는 게 좋아요. 저는 한 군데는 오픈 30분 전에 갔는데도 10번째였고, 오픈 후 30분 만에 품절됐더라고요.
요즘은 저당 디저트나 글루텐프리 메뉴도 많아져서 건강 챙기면서 즐길 수 있어요. 맛은 그대로인데 칼로리는 낮아서 부담 없이 여러 개 먹기에도 좋습니다.
도쿄는 정말 먹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여행지예요. 이 글에 정리한 내용들만 참고하셔도 실패 없는 미식 여행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예약은 미리미리, 줄은 여유 있게, 그리고 마음껏 즐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