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에 따뜻한 나라를 가려고 하면 보통 발리(Bali) 아니면 태국(Thailand)을 고민하게 된다. 나도 작년에 둘 중 어디를 갈까 한참 고민했는데, 결국 둘 다 가봤다. 그래서 이번에는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두 곳을 비교해본다.
비용: 돈은 얼마나 드나?
솔직히 태국이 더 싸다. 항공권부터 차이가 난다. 방콕(Bangkok)이나 푸켓(Phuket)은 왕복 50~70만 원 정도면 구할 수 있는데, 발리는 직항이 별로 없어서 80~100만 원 정도 생각해야 한다. 경유편을 찾으면 좀 더 싸지긴 한다. 나는 발리 갈 때 싱가포르를 경유했는데, 왕복 75만 원 정도 들었다.
숙소도 태국이 훨씬 저렴하다. 태국은 깨끗한 게스트하우스나 호텔을 5~10만 원대에도 충분히 구할 수 있다. 나는 방콕에서 1박에 7만 원 주고 묵었는데 시설이 괜찮았다. 수영장도 있고 조식도 포함되어 있었다. 근데 발리는 리조트 위주라서 중급 이상 숙소가 1박에 15만 원 이상은 해야 한다. 나는 스미냑(Seminyak)의 한 부티크 호텔에 묵었는데, 1박에 20만 원 정도였다.
식비는 확실히 태국이 유리하다. 길거리 음식부터 고급 레스토랑까지 선택지가 엄청 많고 한 끼에 3천 원에서 1만 원이면 충분히 배부르게 먹는다. 나는 방콕의 한 길거리 음식점에서 팟타이를 먹었는데, 5천 원도 안 되는데 정말 맛있었다. 발리도 현지식은 싼데 서양식 레스토랑이 많아서 평균적으로 1만~2만 원 이상 나온다.
정리하면 가성비 중심으로 여행하려면 태국, 돈을 좀 쓰더라도 럭셔리하게 쉬고 싶으면 발리가 맞다.
날씨는 어떤가?
둘 다 따뜻하긴 한데 시즌이 좀 다르다. 발리는 11월부터 3월까지가 우기다. 겨울에 가면 오후에 소나기를 만날 수 있는데, 하루 종일 비가 오는 건 아니고 한두 시간 왔다가 간다. 나는 1월에 발리를 갔는데, 거의 매일 오후 3시쯤 한 시간 정도 비가 왔다. 기온은 27~30도 정도로 따뜻한데 습해서 끈적이는 느낌이 있다. 그리고 바다 색이 조금 탁해질 수 있다.
태국은 지역마다 다른데, 방콕과 치앙마이(Chiang Mai)는 11~2월이 건기라서 제일 좋다. 푸켓과 크라비(Krabi) 같은 남쪽 해변 지역도 12~4월이 최고 시즌이다. 기온은 28~32도 정도로 좀 더 덥긴 한데 습도가 낮아서 여행하기 편하다. 나는 2월에 푸켓을 갔는데, 비가 한 번도 안 와서 정말 좋았다. 하늘이 맑고 바다가 에메랄드빛이었다.
날씨만 보면 겨울에는 태국이 더 안정적이다. 특히 푸켓은 12~2월이 딱 베스트 시즌이다. 다만 사람이 엄청 많이 몰리기 때문에 조용하게 쉬고 싶으면 발리가 나을 수도 있다.
만족도: 어디가 더 만족스러울까?
이건 진짜 본인 스타일에 따라 다르다. 나는 두 곳 다 가봤는데 느낌이 완전 달랐다.
발리는 자연과 명상, 예술 이런 것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좋다. 우붓(Ubud)의 논 풍경, 짐바란(Jimbaran) 일몰, 스미냑 비치클럽 같은 곳이 한적하면서도 고급스럽다. 신혼여행이나 커플 여행을 가는 분들, 프리미엄 휴양을 원하는 분들에게 딱이다. 스파를 받고 요가를 하고 풀빌라에서 쉬고 이런 것을 좋아하면 발리다. 나는 우붓에서 요가 수업을 들었는데, 논밭이 보이는 요가 스튜디오에서 명상하는 경험이 정말 특별했다.
태국은 활동적인 여행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맞다. 방콕에서 쇼핑하고 야시장을 돌아다니고 푸켓에서 해양 스포츠를 하고 치앙마이에서 트레킹하고 사원을 구경하고 선택지가 정말 많다. 여행 인프라도 잘 되어 있어서 처음 해외여행을 가는 분들도 편하게 다닐 수 있다. 가격도 싸서 이것저것 많이 해볼 수 있다. 나는 푸켓에서 스노클링과 카약을 했는데, 하루 투어가 5만 원도 안 됐다.
정리하면 발리는 조용한 감성 여행, 태국은 활기찬 체험형 여행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20대 때는 태국이 더 재밌었고 30대에 들어서는 발리가 더 좋았다. 나이가 들면서 여행 스타일이 바뀌는 것 같다.
요약 및 마무리
비용과 날씨, 만족도를 다 비교해봤을 때 단기 여행이거나 첫 해외여행이면 태국을 추천한다. 근데 특별하게 쉬고 싶고 프라이빗한 휴양을 원하면 발리가 답이다. 본인이 무엇을 원하는지만 확실히 정하면 두 곳 다 겨울 휴양지로 완벽하다. 나는 올해는 발리를 갈 생각이다. 작년에는 활동적으로 돌아다녔으니 이번에는 조용히 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