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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여행이 중년 건강에 좋은 이유

by 블루스펀지 2026. 1. 6.

나는 60세다. 걷기여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3년이 됐다. 정확히는 57세 봄부터다. 그전까지는 건강이 정말 안 좋았다. 당뇨 전단계라고 했다. 공복 혈당이 110을 넘었다. 수면 무호흡증도 있었다. 밤에 자다가 숨이 막혀서 깼다. 아내가 옆에서 무서워했다. 체중은 83킬로까지 올라갔다. 키가 173센티미터니까 완전 비만이었다. 친구들은 다들 등산을 하라고 했다. 근데 나는 산이 싫었다. 힘들고 위험하고. 그때 우연히 TV에서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봤다. 평지를 걸으면서 여행하는 거였다. 이거다 싶었다. 한국에도 둘레길이 많다고 하더라. 그래서 시작했다. 3년 하고 나니까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 당뇨 수치는 정상으로 돌아왔고 체중은 74킬로까지 빠졌다. 수면 무호흡증도 많이 나아졌다. 어떻게 좋아졌는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본다.

당뇨와 대사질환 개선 효과

57세에 건강검진을 받았다. 공복 혈당 112였다. 의사 선생님이 그러시더라. 이대로 가면 당뇨병 온다고. 지금 관리하지 않으면 몇 년 안에 약 먹어야 한다고. 정말 충격이었다. 아버지가 당뇨로 고생하셨다. 나도 그렇게 되는구나 싶었다. 의사 선생님이 운동을 해야 한다고 하셨다. 유산소 운동을 일주일에 5일 이상, 하루 30분 이상 하라고.

처음에는 동네 공원만 걸었다. 근데 한 달 하고 나니까 너무 지루했다. 똑같은 길만 계속 걷는 게 재미가 없었다. 그래서 둘레길을 찾아갔다. 양재천을 시작으로 탄천, 한강 산책로. 조금씩 멀리 나갔다. 남한산성 둘레길, 북한산 둘레길. 경치를 보면서 걸으니까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2시간 걷는 것도 금방 지나갔다.

58세에 다시 검진을 받았다. 공복 혈당이 98로 떨어졌다. 정상 범위였다. 의사 선생님이 놀라셨다. 뭘 했냐고 물어보셨다. 걷기여행 했다고 했더니 효과가 좋다고 하셨다. 걷기 같은 유산소 운동이 인슐린 민감성을 높여준다고. 근육이 포도당을 잘 흡수하게 된다고 설명해주셨다. 체중도 8킬로 빠졌다. 83킬로에서 75킬로로. 뱃살이 확 줄었다. 허리둘레가 5센티미터 줄었다.

지금 60세다. 최근 검진에서 공복 혈당 94였다. 완전 정상이다. 체중은 74킬로를 유지하고 있다. 당뇨약을 먹지 않고 정상 수치를 유지한다는 게 정말 뿌듯하다. 걷기여행이 아니었으면 지금쯤 약을 먹고 있었을 거다.

수면의 질 개선과 체력 증진

57세 이전에는 잠을 정말 못 잤다. 수면 무호흡증 때문에 밤에 자다가 몇 번씩 깼다. 아침에 일어나면 피곤했다. 낮에도 졸렸다. TV 보다가 자고 책 읽다가 자고. 삶의 질이 정말 떨어졌다. 수면 클리닉에 갔더니 양압기를 쓰라고 했다. 근데 그게 너무 불편했다. 얼굴에 마스크 쓰고 자는 게 답답하고 소음도 났다.

걷기여행을 시작하고 나서 수면이 좋아졌다. 처음에는 몰랐다. 근데 한 달쯤 지나니까 밤에 덜 깨는 것 같았다. 두 달째 되니까 확실히 달랐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개운했다. 피곤하지 않았다. 의사 선생님이 그러시더라. 체중이 줄면서 기도가 넓어졌다고. 살이 빠지면 목 주변 지방도 줄어서 숨쉬기가 편해진다고.

특히 장거리를 걸은 날은 정말 푹 잤다. 58세에 제주 올레길 2코스를 걸었다. 15킬로미터였다. 5시간 걸었다. 그날 밤에 9시에 자서 다음 날 아침 6시에 일어났다. 중간에 한 번도 안 깼다. 9시간을 푹 잔 게 몇 년 만인지 모르겠다. 정말 개운했다. 몸이 적당히 피곤해야 잠이 잘 온다는 걸 실감했다.

체력도 확실히 좋아졌다. 57세 초반에는 1시간만 걸어도 힘들었다. 다리가 아프고 숨이 찼다. 근데 6개월 하고 나니까 2시간 걷는 게 문제없었다. 지금은 4시간 정도는 거뜬하다. 계단 오르는 것도 예전에는 힘들었는데 지금은 3층까지 뛰어 올라간다. 심폐 기능이 좋아진 거다.

사회적 관계 회복과 정서적 안정

57세 이전에는 사람을 거의 안 만났다. 퇴직하고 나서 친구들이 점점 멀어졌다. 연락하기가 귀찮았다. 집에만 있으니까 우울했다. 말할 사람이 아내밖에 없었다. 외로웠다. 사회와 단절된 느낌이었다. 이러다 치매 오는 거 아닌가 걱정도 됐다.

걷기여행을 하면서 사람을 많이 만나게 됐다. 둘레길에서 다른 걷는 사람들을 만났다. 처음에는 인사만 했다. 근데 자주 보니까 이야기를 하게 됐다. 같은 방향으로 가다 보니까 같이 걷기도 했다. 쉬는 곳에서 커피 마시면서 수다도 떨었다. 나이 비슷한 사람들이 많았다. 다들 건강 때문에 걷는다고 했다.

58세에 걷기 모임에 가입했다. 인터넷 카페였다. 한 달에 두 번 정기 모임이 있었다. 처음 나갔을 때 30명 정도 왔다. 다들 50대 60대였다. 함께 둘레길을 걸었다. 점심도 같이 먹고 이야기도 나눴다. 정말 즐거웠다. 새로운 친구들이 생겼다. 지금도 연락하고 지낸다. 한 달에 한 번은 꼭 만난다.

아내와의 관계도 좋아졌다. 같이 걷기여행을 다니면서 대화가 많아졌다. 예전에는 집에서 각자 TV 보고 핸드폰 보고 그랬는데. 걸으면서는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나왔다. 자식들 이야기, 앞으로의 계획, 옛날 추억. 30년 결혼 생활 중 제일 대화를 많이 하는 것 같다. 59세에 아내 생일 때 둘이서 강화도 나들길을 걸었다. 1박 2일로. 정말 행복했다. 아내도 좋아했다.

실천 가능한 시작 방법

걷기여행을 시작하려면 거창하게 준비할 필요 없다. 나도 처음에는 운동화랑 작은 배낭만 있었다. 물병 하나 넣고 간식 조금 챙기면 끝이다. 등산 장비 같은 건 필요 없다. 편한 옷 입고 나가면 된다.

가까운 곳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나는 집에서 지하철로 30분 거리에 있는 양재천부터 시작했다. 왕복 1시간 코스였다. 이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익숙해지면 조금씩 거리를 늘리면 된다. 2시간, 3시간, 4시간. 천천히 늘려가는 게 중요하다. 처음부터 무리하면 다친다.

혼자 가는 것도 좋고 같이 가는 것도 좋다. 나는 처음에 혼자 다녔다. 내 속도로 걷고 싶었다. 근데 몇 달 하다 보니까 같이 가는 게 더 재밌더라. 이야기도 하고 사진도 찍어주고. 지금은 보통 아내랑 가거나 걷기 모임 사람들이랑 간다. 같이 가면 동기부여도 되고 안전하기도 하다.

목표를 정하면 더 재밌다. 나는 서울 둘레길 전 코스 완주를 목표로 했다. 157킬로미터다. 1년 동안 조금씩 걸어서 완주했다. 정말 뿌듯했다. 인증서도 받았다. 지금은 전국 둘레길을 다 걸어보는 게 목표다.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강화 나들길. 하나씩 걸어가고 있다.

마무리하며

걷기여행은 내 인생을 바꿨다. 당뇨 전단계에서 정상으로 돌아왔고 9킬로를 감량했고 수면의 질이 좋아졌다. 새로운 친구들도 생겼고 아내와의 관계도 돈독해졌다. 3년 전과 비교하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건강도 좋고 기분도 좋고 삶의 질이 높아졌다. 비용도 거의 안 든다. 교통비랑 밥값 정도. 헬스장 한 달 회비보다 싸다. 누구나 할 수 있다. 60세인 나도 하는데 50대는 더 쉬울 거다. 지금 당장 시작하라고 권하고 싶다. 운동화 신고 밖으로 나가면 된다. 그게 전부다.